kW와 kWh, 충전 시간 계산법 — 숫자만 알면 충전이 쉬워진다

“7kW 완속이면 몇 시간 걸려요?” — 전기차 입문자가 가장 헷갈리는 것이 kW와 kWh입니다. 이 둘만 구분하면 충전 계획의 대부분이 암산으로 됩니다.

kW는 속도, kWh는 양

차종별 배터리 용량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보조금 지급대상 차종에서 모델·트림 단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비유하면 kW는 수도꼭지의 굵기, kWh는 물탱크의 크기입니다. 배터리 용량이 77.4kWh(물탱크)이고 충전기 출력이 7kW(수도꼭지)라면, 이론상 빈 배터리를 가득 채우는 데 77.4 ÷ 7 ≈ 11시간이 걸립니다.

충전 시간 공식은 이것이 전부입니다: 충전 시간(h) = 충전할 에너지(kWh) ÷ 실제 충전 출력(kW). ‘충전할 에너지’는 배터리 용량 × 채울 구간(%)입니다. 예를 들어 77.4kWh 배터리를 30%에서 80%까지(50% 구간) 채우려면 38.7kWh가 필요하고, 7kW 완속으로 약 5.5시간, 100kW 급속으로 약 23분(커브 감안 시 좀 더)입니다.

표로 보는 충전 시간 (77.4kWh 배터리, 30→80% 기준)

충전기출력소요 시간(약)
휴대용(ICCB)2~3kW13~19시간
완속충전기7kW5.5시간
급속충전기50kW46분
급속충전기100kW23분+
초급속충전기200kW 이상15~20분 내외

국내 판매 차종 기준으로는 어떤가

위 표는 77.4kWh 한 대를 예로 든 것입니다. 지금 국내에서 보조금을 받는 전기승용 차종의 배터리 용량 중앙값은 81.4kWh입니다. 이 값으로 10%에서 80%까지, 그러니까 57.0kWh를 채운다고 놓고 출력별로 나눠 보면 이렇게 벌어집니다.

충전 출력별 이론상 최소 충전 시간 막대 도표. 배터리 81.4킬로와트시의 70퍼센트인 57킬로와트시를 채울 때 완속 7킬로와트는 8시간 8분, 급속 50킬로와트는 1시간 8분, 급속 100킬로와트는 34분, 초급속 200킬로와트는 17분, 초급속 350킬로와트는 10분이 걸린다.
필요한 전력량을 출력으로 나누기만 한 값입니다. 출력별 손실 계수 같은 것은 넣지 않았습니다 — 근거 있는 수치가 아니면 계산에 넣지 않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.

완속 7kW와 초급속 350kW의 차이가 정확히 50배입니다. 나눗셈이니 당연한 결과지만, 현실에서는 이 비율대로 벌어지지 않습니다. 출력이 높은 충전기일수록 표기 출력을 유지하는 구간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. 도표의 초급속 10분은 어디까지나 이론상 최소값이고, 실제로는 그보다 길게 걸립니다. 왜 그런지가 다음 절의 내용입니다.

왜 표기 출력만큼 안 나올까 — 충전 커브

급속충전의 실제 출력은 배터리 잔량(SOC)에 따라 변합니다. 배터리 보호를 위해 BMS가 잔량이 낮을 때 최대 출력을 내고, 80%를 넘으면 출력을 급격히 줄이는 커브를 그리기 때문입니다. 200kW 충전기에 물려도 90% 구간에서는 20~30kW로 떨어지는 것이 정상입니다. 장거리 이동 시 ‘80%에서 끊고 출발’이 정석인 이유가 바로 이 커브입니다.

그 밖에도 배터리 온도(겨울철엔 예열 전까지 출력 제한), 충전기 실제 성능, 동시 이용 차량 수(출력 분배)에 따라 시간이 달라집니다. 계기판에 표시되는 ‘현재 충전 출력(kW)’을 읽을 줄 알면, 지금 이 충전기가 제 속도를 내는지 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.